운동을 하면 신체 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체내 영양소와 에너지가 고갈된다. 따라서 운동 후에 피곤함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근육을 사용한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운동으로 인해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기 위해서 신체의 피로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운동 후에 느껴지는 피로의 강도와 지속 기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심하면 2~3일 동안 피로가 계속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꾸준히 운동을 하면 신체의 근육량이 증가하고, 심폐기능이 강화됨에 따라 체력이 늘어나 운동 후에 느껴지는 신체의 피로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피곤함을 유독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면 운동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운동 후 피로를 가중시키는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운동 후 유난히 피로도가 높다면 운동 습관을 확인해 봐야 한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에너지 소모’로 인한 피로, 적절한 영양소 보충으로 개선 가능해
유난히 심하게 피로를 느낀다면 운동 시 필요한 영양소의 섭취가 부족한 경우일 수 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린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때 운동과 함께 몇 가지 영양소 섭취에 신경 써준다면 신체의 피로를 빠르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근육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영양소인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은 근육의 성장뿐 아니라 운동으로 인해 손상된 근육 조직을 회복시키고 새 근육을 형성하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기 때문이다. 고기, 생선, 유제품, 콩류 등으로 쉽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으며, 시중에 판매하는 다양한 보충제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g이다.
근육의 회복을 위해서는 탄수화물도 꼭 필요하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흔히 살이 찐다고 생각해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탄수화물은 운동을 통해 소모된 체내 글리코겐의 저장량을 보충해 근육의 회복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글리코겐은 운동 중 사용되는 주 에너지원 중 하나다. 탄수화물을 건강하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혈당을 급격히 높이지 않는 탄수화물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당이 적으면서 식이섬유가 풍부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탄수화물은 블루베리와 같은 과일, 정제되지 않은 곡물, 녹색 잎채소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지방 역시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지만, 몸에 좋은 지방을 적정량 섭취할 경우 비타민의 흡수를 돕고, 신체 염증 수치를 낮춰주며, 운동 후 손상된 근육조직을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섭취하는 지방의 종류가 특히 중요한데, 올리브유, 견과류, 아보카도 등 식물성 식품을 통해 불포화지방을 섭취할 것이 권장된다.
아울러 운동 중 땀으로 소실된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수분은 체내 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근육의 재생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체내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는 근육 경련이 발생하거나 탈수상태가 돼 피로를 가중할 수 있다. 운동 후에는 따듯한 물보다는 차가운 물을 마시면 혈류에 흡수되는 속도가 빨라 수분을 빠르게 보충할 수 있고, 스포츠 음료 등을 통해 전해질 보충하는 것도 좋다.
피로물질 ‘젖산’ 누적…운동 습관 개선으로 예방 가능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은데도 피로가 심하게 느껴진다면 흔히 ‘피로물질’이라고 불리는 젖산이 누적된 것일 수 있다. 운동을 하면 운동한 만큼 열량이 소비되고, 소비된 열량만큼의 산소 요구량이 발생한다. 그러나 강도가 높은 운동을 계속하면 신체에 공급되는 산소가 떨어지고, 근육에 젖산이 축적돼 피곤해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상 젖산 수치는 1.5~2.2mmol/L 정도인데, 과격한 운동 후에는 10배에 달하는 10~20mmol/L까지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젖산으로 인한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운동 시 체내 축적되는 젖산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하면 도움이 된다. 젖산의 축적을 줄이면 피로가 회복됨과 동시에 다음 번 운동의 수행 능력이 향상되고, 운동 중 부상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젖산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젖산 제거에 도움 되는 방법
정리운동
근력 운동 후 바로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해주는 것이 젖산 제거에 효과적이다. 산소를 대사하는 유산소 운동은 혈액순환을 돕고 심박수를 천천히 낮춰주며, 신체 곳곳에 산소를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리운동으로 20분 정도 가볍게 걷기를 추천한다. 모든 운동이 끝난 후에는 스트레칭이나 폼롤러를 이용한 마사지를 충분히 해주면 근육의 피로가 풀리면서 동시에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근육 속 젖산을 제거하는 데 효과가 좋다.
수분 섭취
젖산은 수용 성분이기 때문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면 체내에 젖산이 쌓이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운동 전에는 1~2컵(240~500ml) 가량의 물을 마셔두고, 운동 중에도 20분 주기로 물을 한 잔씩 마실 것이 권장된다.
영양소 섭취
마그네슘, 단백질, 비타민 B 등 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운동 시 젖산의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딸기, 시금치, 녹차와 같은 식품에 포함된 카테킨이나 폴리페놀 등의 항산화 성분의 섭취는 젖산의 축적을 예방하기 좋다.
운동 부위 분할
젖산은 운동 후 30~60분 뒤부터 근육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해, 완전히 분해되고 근육이 회복하는 데까지는 48~72시간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상체와 하체를 나눠 주 2회씩 번갈아 가며 운동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익숙해진 후에는 신체를 세 부위로 나눠서 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을 계속하다 보면 근육세포가 발달해 적은 산소에도 젖산이 덜 생성되는 체내 조건이 형성되면서 운동 후 피로가 덜해진다.
하이닥 재활의학과 상담의사 김재호 원장은 젖산을 빨리 제거하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신 후 찜질과 근육을 이완하는 마사지 등을 실시해야 한다"라고 조언하면서 "병원에 방문해 물리치료, 약물치료, 영양제 주사, 재활치료 등을 받는 방법도 있다"라고 젖산 제거를 통해 피로를 회복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부신 피로’ 있는 경우 운동 자제해야…심한 경우 실신
올바른 운동 습관을 들이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체력이 늘면서 운동 후의 피로는 물론 일상 속의 피로감까지 완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저녁시간보다 아침에 피로가 심한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사람은 강도 높은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호르몬 불균형에 의한 ‘부신 피로’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신 피로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스트레스 반응이 신체 적응력을 초과할 때 나타나는 증상군을 통칭하는 용어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운동을 하다가는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심하면 의식 소실과 저혈압, 저혈당까지 겪을 수 있다. 부신 피로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강도 높은 운동을 실시하기보다는 하루 30분 내외의 가벼운 산책과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추천된다.
자신이 부신 피로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피부를 손톱으로 세게 그었을 때, 피부가 하얗게 유지되는 시간을 확인해 보면 된다, 유지 시간이 2분가량에 달한다면 부신 피로를 의심해야 한다. 빈혈이 없는데도 어지러움이 잘 느껴진다거나, 10분 정도 누워있다가 혈압을 쟀을 때 혈압이 그대로거나 떨어지는 경우에도 부신 피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부신 피로가 없는 사람은 누워 있을 때 혈압이 상승하는 양상을 보인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재호 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