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ㅣ출처: 하이닥
아토피나 지루성 피부염 환자들은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장기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장기 복용 시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사용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는 이유와 부작용에 대해 알아보자.

항히스타민제가 많이 처방되는 이유
우리 몸은 유해 물질에 노출되면, 면역 반응으로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을 분비한다. 히스타민은 비만 세포에 있다가 유해 물질이 감지되면 세포 밖으로 나와 혈관을 확장시키고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모기에 물린 것처럼 실제 외부 자극이 있을 때는 이러한 반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런 위협이 없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이 반응이 일어나면, 건강했던 피부나 콧속 점막을 공격하게 된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지루성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등이 나타나는 원리다. 항히스타민제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반응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여 피부의 가려움, 재채기, 콧물과 같은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장기 복용 시 높아지는 부작용 가능성
항히스타민제는 단기적으로 가려움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하지만, 장기 복용 시에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졸음, 피로,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침 분비를 줄여 구강 건조를 유발하기도 한다. 또 소화기 계통에 영향을 주어 소화력 저하, 위산 역류, 변비, 설사 등을 유발하거나, 심장 박동에 영향을 미쳐 심혈관계 문제를 일으킬 위험도 있다. 일부에서는 시각 장애나 식욕 증가로 인한 체중 증가도 보고된 바 있다.

세티리진, 로라타딘 등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보다 부작용이 적지만, 장기간 복용 시 여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수면의 질이 좋지 않거나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항히스타민제가 가려움증 완화는커녕 오히려 부작용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숙면과 원활한 소화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 또 장기 복용이 몸속에 염증을 누적시켜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 개선 없다면 복용 중단 고려해야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있음에도 피부염이 낫지 않거나 다른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복용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틱 장애 환자가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했지만, 피부염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틱 증상이 악화된 사례가 있다. 또한, 소화불량 환자가 지루성 피부염 때문에 약을 복용했으나 여전히 얼굴 홍조와 열감, 각질이 지속되면서 오히려 역류성 식도염과 위산 역류를 경험한 사례가 있다. 이는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부작용 사례들이다. 이런 경우에는 약을 중단하고 다른 치료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아토피나 지루성 피부염 같은 만성 질환은 면역계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증상이 재발하고 악화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난치성 피부질환, 원인을 찾는 게 핵심! 치료 불가능하지 않아
면역계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수면장애, 소화장애, 피로 누적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사람마다 생활패턴, 가족력, 체질 등이 다르듯 만성 염증의 원인 또한 다르므로 각자 자기 몸에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수면장애가 원인이라면 수면장애부터 해결해야 한다. 소화 문제라면 소화 기능부터 회복시켜야 한다.

한방에서 사용되는 약재 역시 기타 증상을 복합적으로 살펴 처방되어야 한다. 같은 약재라도 먹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효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만성 피부질환은 피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몸속의 숨은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동시에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면역 치료를 병행한다면 재발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흔히 아토피와 지루성 피부염 등 만성 피부염을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치성 병으로 여긴다. 그러나 내 몸에 관심을 갖고 원인을 찾아 해결해주면 분명 나을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